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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1박 2일, 바다와 커피에 물들다

gharhxn 2025. 7. 28. 14:00

 

갑작스러운 휴가가 생겼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 문득 떠오른 도시, 강릉. 바다도 있고, 맛있는 것도 많고, 무엇보다 커피 한 잔 들고 해변을 걷는 상상을 하니 가슴이 뛰었다. 그렇게 무계획 1박 2일 강릉 여행이 시작됐다.

 

아침 일찍 서울을 출발해 KTX를 타고 2시간 남짓, 강릉역에 도착하니 상쾌한 바닷바람이 맞이해준다. 첫 번째 목적지는 경포대.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해변은 생각보다 한산했고, 부드러운 모래와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가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신발을 벗고 잠시 바다에 발을 담갔다. 생각보다 차가운 물에 소리 없이 웃음이 터졌다.

 

점심은 경포호 근처의 회덮밥 맛집에서 해결했다. 신선한 회와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회덮밥 한 그릇에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는 안목해변으로 향했다. 강릉 하면 빠질 수 없는 곳, 바로 ‘커피 거리’다. 크고 작은 로스터리 카페들이 줄지어 있고, 어디를 들어가도 진한 원두 향이 반겨준다.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카페 창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라떼를 마셨다. 바다 위로 번지는 노을은 그저 아름다웠다. 순간순간이 사진이 되고, 추억이 되어가는 기분. 도심의 바쁜 하루와는 전혀 다른 속도의 하루가 주는 여유가 참 좋았다.

 

숙소는 경포해변 근처의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 깔끔하고 조용해서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딱이었다. 창문을 열면 바다 소리가 은은하게 들리고, 가로등 불빛 너머로 밤바다의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오랜만에 방해받지 않는 밤을 보내며 천천히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은 사천진 해변에서 시작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거의 없고, 물결 소리만이 귓가에 맴돌았다. 간단하게 편의점 토스트와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잠시 백사장을 산책했다. 그렇게 걷다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사진을 정리하며 생각했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아도, 좋은 풍경과 향기, 조용한 시간은 마음을 충분히 채워준다는 걸. 강릉은 그런 도시였다. 또 다시 바쁜 일상 속으로 돌아가겠지만, 문득 바다가 그리운 날이면 다시 이곳을 떠올릴 것 같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힐링이 되었던 강릉 여행. 다음에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와보고 싶다. 그리고 더 천천히, 더 깊게 이 도시를 걸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