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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꿈꾸던 어느 가을 주말, 나는 태안 안면도로 캠핑 여행을 떠났다. 맑은 바다와 넓은 백사장,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진 이곳은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공간이었다.
서울에서 차로 약 3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태안 안면도. 먼저 해변가에 자리 잡은 캠핑장에 텐트를 설치했다. 넓고 평평한
부지에 주변에 소나무 숲이 있어 바닷바람을 막아주면서도 상쾌한 공기를 가득 품고 있었다. 이른 오후부터 텐트를 친 덕분에 해가 질 때까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텐트 설치를 마친 뒤에는 바다로 산책을 나갔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백사장과 잔잔한 파도 소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래사장을 걷다 보면 발끝에 부드럽게 스미는 바닷물이 기분 좋게 시원했다. 해변을 따라 펼쳐진 조개껍데기와 작은 돌멩이들은 어린 시절 해변 놀이를 떠올리게 했다.
해가 지기 전, 캠핑장 근처 작은 가게에서 사 온 해산물과 고기로 저녁 준비를 했다. 숯불에 구워지는 고기 냄새가 솔솔 퍼지며, 캠핑의 낭만을 더해주었다. 바닷가에서 먹는 음식은 어떤 레스토랑보다도 맛있게 느껴진다. 주변에 모여든 다른 캠퍼들과 자연스레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도 즐거웠다.
밤이 되자 해변에 모닥불을 피웠다. 불꽃이 춤추는 가운데, 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도시의 불빛이 닿지 않는 이곳에서는 밤하늘이 더욱 깊고 선명하게 빛났다. 조용한 바다 소리와 함께 모닥불 옆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해돋이를 보기 위해 해변으로 나갔다. 붉은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장면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근심이 사라진 듯했다. 해변을 따라 조깅을 하며 상쾌한 공기를 가득 들이마셨다.
아침 식사 후에는 인근의 꽃지 해변과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방문했다. 꽃지 해변의 기암절벽과 노을 명소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잔잔한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자연휴양림에서는 숲길을 따라 걷거나 피톤치드를 맞으며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었다.
태안 안면도 해변 캠핑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여유를 선사했다. 복잡한 도시 생활에 지친 나를 달래준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주는 공간이었다. 또다시 자연 속에서 쉬고 싶을 때, 나는 언제든지 이곳을 찾을 것이다.